영화 / / 2022. 7. 28. 14:37

세상을 향해 첫 비행, 마녀배달부 키키(2007)

마녀배달부 키키는 13살이 되면 독립해야 하는 마녀의 삶을 그린 영화이다. 빗자루를 타는 것 말고 할 줄 아는 게 없는 철부지 키키의 성장 스토리 다뤘다. 반전이 있는 영화는 아니지만 예쁜 그림체와 잔잔한 스토리에서 삶이 주는 슬럼프에서 서서히 극복하는 주인공을 보며 흐뭇한 미소를 짓게 한다. 세상을 향해 첫 비행을 떠나는 마녀 배달부 키키를 들여다본다.

영화 마녀배달부 키키(2007)

13살의 독립, 세상 밖으로 날다

마녀배달부 키키(2007)의 세계엔 오래된 관습이 있다. 13살이 되면 1년간 수련을 떠나야 한다는 것이다. 키키는 두려움이 없는 아이 같다. 예정된 일정은 한 달 뒤 보름달이 뜨는 날이었지만 라디오를 듣던 중 오늘 밤 보름달이 뜨는데 날씨가 맑다는 소리를 듣자마자 떠나기를 결심한다. 13살이 독립이라니, 키키의 어머니는 13살 된 딸이 독립한다는 것에 걱정 어린 소리를 한다. 그렇치만 그녀 자신도 13살에 수련을 떠났었다. 키키는 지지(고양이)와 떠날 준비를 서두른다. 키키는 마녀복에 대한 불만을 얘기하지만 엄마는 마음가짐이 중요하다는 얘길 한다. 영화는 굴곡 있는 스토리가 없지만 이렇게 잔잔하게 마음속에 파고드는 대목들이 있다. 키키는 빗자루를 타고 날아가는 마법만 할 수 있다. 지지와 함께 마녀가 없는 마을을 선택해서 그곳에서 수련기간을 채워야 한다. 엄마와 아빠 품을 떠나는 어린 소녀 키키, 지지와 함께 하늘을 날아간다. 가는 도중에 선배 마녀를 만나서 이런저런 얘기를 듣고 그녀도 잘할 수 있으리라 다짐해본다. 그렇게 날아가는데 갑자기 비가 쏟아지고 비를 피해 기차 안으로 들어간 키키, 따뜻한 짚에서 잠이 든다.

동경했던 바다가 있는 큰 마을, 이곳이다

키키는 잠에서 깬다. 밖으로 나가보니 자신이 그토록 바랬던 바다가 있는 큰 마을이 보인다. 자신이 수련할 곳은 이곳이라며  지지와 신나게 마을에 도찬한 키키. 그곳은 자신이 살았던 마을과는 사뭇 다른 느낌이 든다. 거리를 거니는 많은 사람과 도로를 지나가는 자동차들, 그곳에서 지팡이로 날고 있는 키키는 낯설 수밖에 없었다. 지나가는 할머니에게 마녀가 있는지를 확인하는 키키, 마녀가 없는 것을 확인한 키키는 자신은 이곳에서 지낼 거라고 지지에게 말을 한다. 그렇치만 막상 어떻게 지내야 할지부터가 막막하다. 길을 걷는 중 한 빵집 주인이 손님이 물건을 놔두고 갔는데 난처해한다. 그것을 본 키키는 자신이 가져다주겠다고 하면서 빗자루를 타고 손님에게 물건을 가져다준다. 이것이 인연이 되었을까? 빵집 주인은 키키가 지낼 방까지 마련해 준다. 먼지가 쌓인 오래된 창고 같은 방이지만 이곳에서 생활할 수 있을 것이라는 즐거움에 청소도 신이 난다. 시작이 순조롭다. 잘할 수 있을 것만 같다. 빵집에서 도와준 덕분에 배달을 본격적으로 시작한다. 

갑자기 찾아온 슬럼프, 다시 날다

배달일을 하면서 키키는 많은 인연을 만난다. 지지와 닮은 인형을 배달해주면서 알게 된 우르술라와 비행을 동경하는 소년 톰보 등 이런 소중한 인연들을 쌓아가는 중 자신도 모르게 슬럼프가 찾아왔다. 지지와의 대화가 되지 않는 것을 알아차린 키키는 빗자루를 들고 비행해보려는 시도를 한다. 하지만 쉽게 날지 않는 빗자루, 자신에게 닥친 상황에 당황해한다. 키키는 자신감을 잃어간다. 비행을 할 수 없는 마녀는 아무짝에도 쓸모가 없다. 할 수 있는 배달일을 못하게 되자 방황하는 키키다. 그때 우르술라가 나타난다. 풀이 죽은 키키를 보고 자신이 머물고 있는 곳에서 하룻밤을 지내고 오자고 제안한다. 빵집 주인에게 허락을 구한 키키는 우르술라와 함께 휴식을 취한다. 하루라는 짧은 시간에 우르술라는 키키에게 큰 교훈을 준다. 우르술라는 그림을 그리는 직업을 가지고 있다. 그녀는 그림이 그리고 싶지 않을 때는 다른 것을 하고 그림 그리는 것을 멈춘다고 한다. 그렇게 아무것도 하지 않게 되면 어느 순간 다시 그림이 그리고 싶어 진다. 우르술라의 위로로 기운을 차린다. 그리고 어느 날 티브이에서 비행기구의 오작동으로 인해 톰보가 위기에 처하자 톰보를 구하기 위해 다시 한번 더 마법을 사용한다. 잃어버렸던 마법이 서서히 다시 생기는 키키, 우여곡절 끝에 친구 톰보를 구하는 데 성공하고 다시 마법을 되찾는다. 그 과정에서 키키는 마을의 영웅이 되고 순조롭게 마을에 정착할 수 있게 된다.

과거의 내 모습과 유사한 영화

이 영화 마녀배달부 키키(2007)는 스토리 자체가 잔잔하고 손에 땀을 쥐게 하는 반전이 있지는 않다. 하지만 13살에 독립하는 키키를 보면 대학교를 졸업하고 첫 사회생활을 하게 되는 예전의 내 모습이 그려진다. 부모님의 품을 벗어나 낯선 곳에서 낯선 사람들과의 만남, 처음 하는 익숙하지 않은 업무들에서 발생되는 실수들, 키키가 겪었던 것들이 예전의 내 모습과 똑같다. 그렇게 하루 이틀 생활하다 보면 어느 순간 슬럼프가 찾아오고 극복할 수 있는 여러 요소들에 의해서 지금과 같은 생활을 하고 있는 것이다. 단순히 그림체가 예쁘고 잔잔한 영화라기 보단 13살의 꼬마 소녀가 세상에 나와서 자신에게 찾아오는 슬럼프를 극복해나가는 과정에서 우리에게 주는 교훈이 있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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