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 / 2022. 7. 29. 17:14

내가 사는 나라가 망한다. 국가부도의 날

영화 국가부도의 날(2018)은 1997년 대한민국에서 일어났던 국가부도사태 IMF를 다룬 영화이다.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이 각자의 자리에서 난국을 어떻게 헤쳐나가는지에 중점을 두면 좋을 것 같다. 시대의 흐름을 타고나 부를 축적하려는 자, 국가를 재편하려는 자, 국가부도를 막으려는 자, 아무것도 모르고 현실에 부딪히는 자가 뒤섞인 그 시대로 들어가 본다.

영화 국가부도의 날 포스터

어릴 적 우리나라(대한민국)에 부도가 왔었다.

영화 국가부도의 날(2018)의 배경은 1997년 외환위기가 있었던 대한민국이다. 현재 MZ세대들은 체감을 못할 수도 있겠지만 그들의 부모들은 험난했던 그 시절을 몸소 겪으며 성장했을 것이다. 혹은 실패했을 수도 있다. 위기가 기회라는 말이 있듯이 그 시기를 어떻게 대처했느냐에 따라 인생이 달라졌을 것이다. 1997년 외환위기가 있고 난 뒤에 통계가 그러하듯 빈부의 격차는 더욱더 심해졌다고 한다. 기득권이 더 많은 기득권을 차지했을지도 모르지만 다른 이는 인생이 바뀌었을 수도 있다. 영화는 역사를 바탕으로 허구를 가미한 픽션이다. 그렇다고 과거가 되풀이되지 않는다는 확신도 없다. 1997년 그곳으로 들어가 본다.

갑자기 찾아오는 위기는 없다.

1997년, 누가 한국에 경제위기가 닥칠 것이라고 예상했을까? 한국의 경제 호황이 있었던 그때 영화 국가부도의 날(2018)은 세 가지 관점에서 시대를 풀어나간다. 먼저 한국은행의 통화정책팀장인 한시현(김혜수)은 경제의 이상 징후를 느끼고 곧 있을 위기에 사전에 막고 대응하고자 하는 인물이다. 그녀는 한국경제가 닥칠 위기를 여러 가지 징후를 통해 미리 예측하여 상부에 보고를 한다. 그리고 그녀의 대척점에 서있는 인물인 재정국 차관(조우진)은 이 위기를 이용해 나라의 구도를 바꾸려고 한다. 국가의 최전선에 있는 공직자들의 기싸움에 국가는 어떤 방향으로 움직이게 될지 주의 깊게 들여다보면 좋겠다. 또 다른 시점으로는 증권사에 다니는 윤정학(유아인)이라는 인물이다. 윤정학은 증권사를 다니면서 경제에 발생하는 여러 가지 징후를 발견하고 과감하게 증권사에 사표를 던진다. 그 당시 증권사에 근무하는 것 자체가 각광받던 시기이고 잘 나가는 금융인을 관둔다는 것은 주위에서 보면 미친놈 소리를 들을 만한 일이었다. 이 위기를 기회로 만들고자 새로운 삶에 도전하는 윤정학은 그의 지식을 믿고 함께할 투자자들을 모은다. 투자를 얹기 위해 경제에 일어나는 상황을 설명하는 윤정학, 그것을 믿은 이들은 2명뿐이었다. 시대의 흐름을 잘 파악하고 위기를 기회로 만들 투자자로서 그의 행방을 지켜볼만하다. 세 번째 관점으로는 아무것도 모르는 갑수(허준호)이다. 갑수는 평범한 가장이자 작은 사업체를 운영하는 사장이다. 대기업인 미도파백화점과 거래 계약을 하면서 어음으로 계약을 체결한다. 그에게는 장밋빛 미래만 있을 줄 알았다. 미도파 백화점이 부도가 다면서 종이어음이 되고 제품을 만들기 위해 사들인 원재료값과 인건비를 충당할 여력이 없어지면서 그 또한 위기를 맞이하게 된다. 위기는 갑자기 찾아오지 않는다. 위에서처럼 경제를 만들어가는 사람들, 경제를 읽을 수 있는 능력이 있는 사람들은 위기를 기회로 삼는다. 하지만 영화 국가부도의 날에서 경제에 관심이 없고 그저 삶 자체에 중점을 두는 일반인들은 그 당시 외환위기가 닥치리라곤 생각도 못했을지 모른다.

2022년, 인플레이션 시대(고금리, 고물가)에 살다.

영화 국가부도의 날(2018)을 보고 나서 드는 생각들을 정리해본다. 1997년 당시 IMF의 금융구제를 받으면서 한국은 대규모 구조조정을 단행한다. 그리고 4년 IMF구재의 모범적인 사례로 남는다. 4년 만에 IMF에 빌렸던 돈을 다 갚았다는 것이다. 역시 대한민국의 저력은 대단하다. 예전 88 올림픽을 시작으로 한강의 기적을 만들어낸 셈이다. 그렇치만 2022년 현재, 우리는 또다시 IMF의 기억들을 떠올리고 있다. 여기저기에서 IMF 때보다 더 힘들다는 곡소리들이 나온다. 2019년도에 발생한 코로나19로 인하여 여러 국가들에서 기업, 서민들을 구재하기 위한 정책자금들을 대량으로 풀었으며 2022년 코로나가 잠잠해지는 이때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을 기점으로 국제유가가 급등한다. 물가의 기준이라고 할 수 있는 국제유가의 상승으로 인하여 물가가 오르기 시작하고 이러한 물가를 잡기 위해  미국 등 풀었던 자금들을 회수하기 시작하는 것 같다. 그것이 말해주듯 미국의 기준금리가 몇 번을 인상하더니 최근에는 우리나라 금리를 넘어서버렸다. 기준금리가 미국이 우리를 앞선 것은 8년 만의 일이라고 한다. 자금은 금리가 높은 곳으로 이동한다. 그러한 이유로 신문 곳곳에서 자금이 빠져나갈 것이라고 추측하는 기사들이 나오고 있다. 1997년와 같은 IMF구재까지는 아니더라도 지금 상황은 그때와 비슷하다고 말하는 이들도 있다. 지금 우리는 이 위기를 잡을 준비가 되어 있는가? 혹은 견딜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놓았는가? 국가부도의 날을 한줄평 하자면 위기는 기회다라고 말할 수 있다. 즉, 우리는 2022년 인플레이션 시대에 어떤 대처를 해야 할지 곰곰이 생각해보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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